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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월하광풍(2001-11-12 01:25:27, Hit : 1756, Vote : 182
 대륙전쟁기-6<눈먼소녀-2>
정림촌 근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황혼 녘이 되었고, 혹 모를 정찰하는 녀석들 눈을 피해 부지런히 정림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좁은 계곡길을 무사히 통과하자, 소년들은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이번에 싸우게 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기 시작했다.

소년들이 정림촌 입구에 도착했을 때, 정림촌은 시끄러웠다. 동네 소년들을 주축으로 동네 어른들까지 모여 마을 씨름 대회가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 허허허.. 녀석들 참으로 기특하단 말야. 어른들을 위해 이런 자리도 만들어 주고. "

" 허허허.. 그러게 말입니다. 좀 늦은 시간에 갑자기 진행한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런 생각을 다 하다니 정말 요즘 애들은 참 재미있군요. " 씨름대회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가던 장정 두명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진평은 입술을 질끈 악물었다. 마을 입구에는 모래들이 깔려져 있고, 어느새 동네 어른들이 자리를 잡고 앉는 모습을 보니 어의도 없고, 기가 막히기도 했다. 그런 진평의 맘을 모르는지 두성이 말했다.

" 평아. 저기 녀석들이 보인다. 어서 달려가 한 주먹에 날려 버리자. "

" 안돼..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 " 진평은 말하며 고개를 살레 살레 저었다.

" 왜? 안호천에서 했던 것처럼 빠르게 밀어 붙이자구. "

" 그게 안된다는 거야. " 진평은 말을 하며 이를 뽀드득 악물었다. 그런 진평을 향해 지협이 말했다.

" 완전히 우리들 패배군.. "

" 응.. 정말 대단한 놈들인데. " 지협과 진평의 말에 주진과 두성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더 이상 묻진 않았다. 지협은 말했다.

" 자.. 이제 더 이상 볼일이 없는거 같아. 이만 마을로 돌아가자. "

" 그래야.. 겠지.. " 진평은 힘겹게 말했다. 그리고 걸음을 옮겨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계곡을 벗어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진평은 너무도 분하고 억울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한참 길을 걸어가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 난 이곳에서 밤을 지새겠어. 도대체 녀석들의 대장이 어떤 놈인지 한번 얼굴을 보고 싶어. " 진평의 뜬금없는 말에 소년들은 모두 멈칫했다. 주진이 말했다.

" 그게 무슨소리야. 여기서 밤을 세우겠다니, 밤을 세운다고 뭐가 달라져? " 진평은 주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아직 녀석들의 대장을 보지 못했어. 녀석들의 대장이 어떤 놈팽이 인지 한번 보고 싶어. " 진평의 얼굴은 각오를 한 듯 했다. 지금 부지런히 돌아간다 해도, 집에 들어가면 한밤중이 될 것이 뻔했기 때문에 부모님들에게 혼날걸 각오해야 했다. 그런데 진평은 아예 여기서 날밤을 세우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소년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멀뚱거렸지만, 그 얼굴에는 더 이상 집에 가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두성이 말했다.

" 난 도대체 평이.. 네 생각을 모르겠어. 아까 마을에서 덮치면 될 것을 포기하고, 이렇게 이곳에서 밤을 세우겠다는 생각을 하는지??? " 진평은 두성의 말에 답했다.

" 그건 간단한 이치야. 예전에 우리가 안호촌을 공격했을 때, 우리는 무리였고 동네 사람들은 소수로 나뉘어 있었어.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무리지어 행동하니까. 꺼려함이 맘속에 생겼고, 우리는 무리지어 있으니까, 오히려 배짱 있는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거야. 그런데 이번에는 아니야. 정림촌 어른들이 모두 나와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무모하게 행동한다면, 당장에 정림촌 장정들 모두가 우리를 둘러싸고 말걸.. 우리가 어른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겠어..? "

" 아!!! 그렇구나. " 두성은 깨달았는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너두 이걸 알고 있었느냐는 표정으로 지협을 쳐다보았다. 지협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 일종의 군중심리(群衆心理)라는 거지.. " 지협과 두성이 눈빛을 나누고 있을 때 몰려 있던 소년들은 진평을 향해 말했다.

" 우린 이만 집으로 가 봐야해. 이 이상 늦게 된다면 혼나. "

" 맞아. 맞아.. 혼날뿐이야.. 우린 이만 집에 가고 싶어 " 소년들의 한결같은 말에 진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응.. 그럴거야. 오늘 이곳까지 같이 동행해 주어서 고마워, 이만 돌아들 가봐. 난 도저히 이대로 집에 못 가겠어. 도대체 이곳 대장이 어떤 녀석인지 얼굴만이라도 보고 가고 싶어. "

" 응.. 진평. 그럼 넌 그렇게 해.. 우리 이만 가볼게 " 소년들은 말하고 모두 떠나갔다. 부지런히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진평 곁에 남아 있는 것은 오직 절친한 지협과 두성, 주진 뿐이었다. 주진은 말했다.

" 난 네 곁에 같이 있을게 "

" 물론 우리도 함께지.. 하하하. " 두성이 말했다. 그러자 지협이 한마디 거들었다.

" 힘내라구. . 아직 우리가 진건 아니잖아. 오히려 녀석들이 우릴 겁먹고 꽁무니를 빼고 있을 뿐이라구. " 지협의 말에 진평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평은 고개를 끄덕이고, 정림촌이 있는 방향을 한번 쳐다보았다. 그러자 두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눈물을 보고 두성은 놀라 물었다.

" 아니, 도대체 왜그래? "

" 너...너무 억울해... " 진평의 말에 남아 있던 소년들은 모두 놀라며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진평은 눈물을 흘렸다. 언제나 순진하고 천진난만해서 소년들은 진평의 깊이를 잘 몰랐다. 아니, 겉으로 보이는 천진난만함만을 함께 공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진평은 누구 못지 않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을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것이다.




대륙전쟁기-7<눈먼소녀-3>
대륙전쟁기-5<눈먼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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